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7조 원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도와 옵션만기 물량에 2.62% 급락해 6600선으로 밀렸다.
시장 현황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마감해 사흘 연속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68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커지면서 저점 부근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6.16포인트(0.69%) 내린 892.27로 마감해 900선을 되찾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1.9원 내린 1338.5원(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지수가 오르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36%를 넘어선 날이어서 원화의 강세는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국내 채권시장은 오늘 새로 확인된 소식이 없어 다루지 않는다.
배경
수급은 어제와 같은 구도였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 6000억~2조 4000억 원대(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 2000억~1조 9000억 원대를 팔았다. 개인이 2조 7000억~3조 6000억 원어치를 받아냈지만 매도 물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기관 매도는 상당 부분 옵션만기와 맞물린 프로그램 차익 물량이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07조 4000억 원, 매출 195조 원으로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그런데도 주가는 2.42% 내린 26만 2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2.44% 내린 168만 1000원이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끝난 데다 실적 발표를 매도 기회로 삼은 차익 실현이 겹친 것으로 전해진다. 연준 9월 FOMC 의사록에서 올해 한 차례 더 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로 나타난 점, 금리와 유가 부담도 투자심리를 눌렀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소폭 순매수에 나섰고 주성엔지니어링, 에코프로비엠 등 일부가 올랐지만 알테오젠이 6%대 내렸다.
인사이트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시장이 최고의 실적마저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틀 전까지 외국인의 매도 논리는 실적 확인 전 비중 축소였다. 이 가설대로라면 실적이 눈높이를 웃돈 오늘은 매수세가 돌아와야 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도는 불확실성 회피가 아니라 이미 높아진 주가와 금리 환경에서 이익을 확정하는 쪽에 가깝다. 반도체 이익 모멘텀이 정점에 가까워졌는지, 아니면 금리 부담이 이익 증가를 상쇄하는 구간인지가 이제 핵심 질문이다.
두 번째로 주목할 것은 개인 수급의 한계다. 개인이 사흘째 대규모로 순매수했지만 지수는 6800선 방어에 실패했다. 어제 임시 방어선이라고 본 6800선이 하루 만에 깨졌다는 것은 국내 자금만으로 지수를 지탱하기 어려운 국면이 왔다는 신호다. 6600선이 새로운 지지선이 될 수 있는지는 개인 매수 여력과 외국인 매도 속도의 균형에 달려 있다.
환율은 이중 구조로 읽는다. 강달러와 외국인 주식 매도라는 약세 요인이 있는데도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가 이를 상쇄해 환율이 1330원대에서 버텼다. 반도체 호황이 만든 달러 공급이 원화의 방패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만 이 방패는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동안에만 유효하다. 반도체 이익 둔화 신호가 나오면 주가와 환율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앞으로는 외국인 순매도가 하루 1조 원 아래로 줄어드는지, 환율이 1330원대를 지키는지, 미국 기술주 실적과 장기금리 흐름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를 봐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6600선 안팎의 횡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미국 10년물 금리가 5.4%를 넘어서면 하방 위험이 커진다.
출처
- [마감시황] ‘107조 실적’도 역부족…코스피 2.6% 내린 6625.93 마감 – 뉴스핌
- 원·달러 환율, 달러 강세에도 5거래일 연속 하락…1338.5원 마감 – 베타뉴스
- [마감 시황] 코스피, 삼성전자 역대급 호실적에도 6,600선 후퇴…외국인·기관 2조 원대 ‘동반 매도’ – Businesskorea
- [달러·원] 환율 1.9원 내린 1338.5원 (15:30 기준) – 뉴스1
사진: Rafael Minguet Delgado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