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동향 — 2026년 10월 13일(화)

코스피가 외국인 4조 5000억 원 매도에 5.46% 폭락해 장중 6000선을 내줬다가 6035.35로 간신히 지켰고, 전날 2년 만의 최저를 찍은 환율은 하루 만에 1345원대로 되돌아갔다.

시장 현황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하락이며, 10월 6일 종가 6941.39와 비교하면 나흘 만에 13% 넘게 빠졌고 52주 최고점 9385.59 대비로는 35% 넘게 낮다. 6186.08로 낮게 출발해 오전 9시 47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정오 무렵 5911.11까지 밀리며 7월 31일 이후 처음 6000선을 하회했다. 오후 들어 6070선을 회복했다가 다시 흔들린 끝에 6000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하락 종목은 630개, 상승은 247개였고 거래대금은 약 26조 8000억 원이었다. 코스닥은 12.16포인트(1.43%) 내린 837.03으로 4거래일 연속 내렸다. 장중 802.91까지 밀렸다가 저가 매수로 낙폭을 크게 줄였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약 4조 5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팔았다. 개인이 약 2조 2000억 원, 기관이 약 1조 7000억 원을 순매수해 받았다. 기관은 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 2000원, SK하이닉스는 10.09% 내린 144만 3000원, SK스퀘어는 12.91% 급락했다. 전기·전자 업종이 7.61% 내렸고, LG에너지솔루션(+3.02%)과 삼성바이오로직스(+0.42%) 정도가 버텼다. 코스닥은 외국인(약 1400억 원)과 기관(약 440억 원)이 사고 개인이 팔아 코스피와 수급 방향이 달랐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345.1원으로 전날보다 10.0원 올랐다. 전날 1335.1원으로 2024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반납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57%로 6.4bp, 10년물은 4.229%로 7.7bp 내려 채권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통화정책에 관해 오늘 새로 확인된 결정이나 발언은 없었다.

배경

직접 촉매는 반도체 경쟁 우려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4F² 구조 D램 기술에서 진전을 보였고 연말까지 이를 적용한 서버용 DDR5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이 3.88%, SK하이닉스 ADR이 4.02% 내렸다. 브로드컴 CEO는 AI 성장의 가장 큰 제약이 메모리가 아니라 자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인텔 CEO도 미국 기업의 비용 통제 실패 가능성을 경고했다. 전날부터 이어진 오픈AI 매출 실망감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수급 요인도 겹쳤다. 그동안 지수를 받친 기타법인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줄고 있다. 삼성전자는 약 15조 원 규모 매입을 마쳤고 SK하이닉스도 이번 주 안에 끝날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쪽에서는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으로 브렌트유가 106달러대로 올랐고, 달러인덱스가 장중 102.6선을 넘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이 됐다. 이 영향으로 환율이 올랐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APEC 기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해 남북경협주가 올랐고,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4년 만의 최저를 기록해 부품주는 약세였다.

인사이트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방패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한 달 넘게 하루 1조 5000억 원 이상 사들이던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에서 끝났고 SK하이닉스도 곧 끝난다.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외국인이 4조 5000억 원을 던지는 동안 이를 받아줄 마지막 큰 손이 빠지고 있다. 오늘은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 일부 방어했지만, 개인과 기관 순매수만으로 하루 4조 원대 매도를 계속 흡수하기는 어렵다. 이후 흐름은 외국인 매도가 둔화되는지에 달렸다.

둘째, 환율의 의미가 바뀌었다. 전날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도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이를 상쇄해 환율이 2년 만의 최저로 내려갔다. 오늘은 매도 규모가 커지고 달러 강세가 겹치자 환율이 하루에 10원 올랐다. 원화 강세로 쌓인 환차익이 외국인의 차익 실현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율은 지수를 받치는 변수가 아니라 외국인 매도를 키우거나 줄이는 변수로 봐야 한다. 반도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1340원대에서 상단을 얼마나 눌러주는지가 관건이다.

셋째, 이번 하락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 대한 재평가에 가깝다. 중국의 메모리 추격, AI 수요를 떠받치는 자금 조달에 대한 의문, 미국 기술주 약세가 한꺼번에 반도체 대형주의 가격에 반영됐다.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크게 기대는 구조라서 이 재평가는 지수 전체 변동성으로 번진다. 국고채 금리가 크게 내린 것도 위험자산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신호다.

앞으로는 세 가지를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외국인 순매도 연속 일수가 끊기는지, 둘째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기타법인 수급의 공백, 셋째 미국 물가와 유가에 따른 달러 흐름이다. 6000선은 심리적 지지선이지만 장중에 이미 무너졌던 만큼 종가 기준 방어 여부가 단기 분기점이 될 것이다. 5거래일 연속 하락 뒤 기술적 반등은 나올 수 있어도, 외국인 매도와 자사주 효과 소멸이 이어지는 한 반등의 지속성은 낮게 봐야 한다.

출처

사진: Rafael Minguet Delgado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