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코스피가 7.57% 급락한 5,554.22로 마감하며 장중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지만, 환율과 국고채 금리는 비교적 차분해 이번 충격은 위기라기보다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주식시장의 재평가로 읽힌다.
시장 현황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63.06포인트(7.65%) 하락한 760.82로 끝났다.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9월 말 종가 6,838.04와 비교하면 10월 들어서만 약 18.8% 떨어졌다. 상승 종목은 코스피 112개, 코스닥 110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각각 790개와 1,591개에 달해 낙폭이 특정 업종이 아니라 시장 전반에 퍼졌음을 보여준다. 거래대금은 코스피 26조 8,660억 원, 코스닥 6조 5,970억 원이었다.
대형주의 낙폭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는 9.48% 내린 21만 원, SK하이닉스는 11.06% 내린 126만 2,000원에 마감했고, SK스퀘어도 10.21% 하락했다. 장 초반인 오전 9시 7분 코스피, 9시 17분 코스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두 시장에서 같은 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7월 29일 이후 약 11주 만이다. 변동성 지수(V-KOSPI)는 장 초반 52선까지 치솟아 50을 웃돌았다. 서킷브레이커는 낙폭이 8%에 못 미쳐 발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급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3조 6,243억 원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개인이 1조 2,887억 원, 기관이 1조 6,932억 원을 순매수해 받아냈지만 매도 물량을 다 흡수하지는 못했다. 세 주체의 합계로 계산해 남는 약 6,400억 원 안팎의 순매수는 기타 법인 등이 받친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에서는 반대로 외국인이 215억 9,000만 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이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344.6원으로 전일보다 6.3원 올랐다. 주가 폭락 규모에 비하면 변동 폭이 작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67%로 2bp, 5년물은 4.007%로 4bp 내렸고,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다. 한은은 7월과 8월에 연달아 0.25%포인트씩 올렸고,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에 열린다.
배경
직접적인 방아쇠는 미국발 충격이었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7%로 시장 전망치 3.6%를 웃돌아 금리 인상 우려가 되살아났고, 간밤 나스닥은 1.88%, S&P500은 1.11% 내렸다. 반도체 쪽 타격이 특히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 넘게 빠졌고, 고레버리지 AI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는 주가가 15% 넘게 급락했다.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이 약 15% 수준까지 오르며 부실 영역에 진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여기에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겹쳤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30년까지 AI 인프라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8조 5,000억 달러의 매출이 필요하지만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최대 3조 6,0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봤다는 분석이 회자됐다. 중국 반도체 업체의 추격과 공급 확대 우려, 연말 FOMC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위험 축소 심리도 매도를 키웠다. 국내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낙폭을 증폭시켰다. 장중 KODEX 레버리지가 14%대, 반도체 TOP10 레버리지 상품이 19%대 하락하며 개인 투자자 손실이 커졌다.
인사이트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신호의 방향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주가는 7% 넘게 무너졌는데 환율은 6원 오르는 데 그쳤고 국채 금리는 오히려 내렸다. 이는 시장이 한국 경제나 금융 시스템의 신용 문제를 걱정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AI 반도체라는 한 축에 쏠려 있던 포지션을 한꺼번에 정리하는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 국채가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패닉이 자산 전반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충격의 성격이 금리가 아니라 신용이라는 점은 가볍게 보기 어렵다. 미국 장기금리는 5%대 초반에서 오히려 내려왔는데도 AI 관련주가 급락했다. 레버리지로 데이터센터를 짓는 업체의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자 장비와 소재를 공급하는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의 수주 전망이 흔들린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큰 한국 증시는 이 신용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 구조적으로 변동성에 취약하다. 외국인이 8거래일째 팔고 있다는 점은, 반등이 나오더라도 외국인 수급이 돌아서는 확인 신호가 없으면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22일 금융통화위원회다. 동결이 우세하지만 미국 물가 상방 서프라이즈가 확인된 만큼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한은의 메시지가 시장에 중요해졌다. 둘째, 이달 말 FOMC와 미국 중간선거다. 일각에서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셋째, 코어위브 등 고레버리지 AI 업체의 회사채 스프레드다. 이 지표가 안정되지 않으면 지수 반등은 기술적 되돌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담보부 채권이 여전히 액면가 부근에서 거래된다는 점은 부실이 일부 고레버리지 업체에 국한돼 있다는 근거로, 낙폭 과대 국면에서의 선별적 접근 여지를 남긴다.
출처
- 코스피, 454.59P 내린 5554.22 마감(7.57%↓) – 아시아경제
- 코스닥, 63.06P 내린 760.82 마감(7.65%↓) – 아시아경제
- 충격의 검은 목요일…코스피 코스닥 폭락 마감 – 위키트리
- ‘검은 목요일’ 코스피 7%대 급락…’매도 사이드카’ 발동 – SBS
- ‘검은 목요일’ 공포 덮친 증시…코스피 5600선 붕괴·사이드카 발동 – 헤럴드경제
- 코스피 10월 하락률 20% 육박 – 파이낸셜뉴스
- “전 세계 돈 끌어온다”더니…증시 덮친 ‘15%’ 공포의 정체 – 한국경제
- 원/달러 환율, 6.3원 오른 1344.6원 – 머니투데이
- [매일 금리·환율 브리핑] 10월 15일 – 데일리팝
- “美보다 먼저 올려 시간 벌었다”…한은, 10월 기준금리 ‘동결’ 무게 – 파이낸셜뉴스
사진: Rafael Minguet Delgado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