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로 국내 증시는 휴장했다. 지수·환율 수치는 직전 거래일인 9월 11일(금) 종가 기준이며, 이 보고서는 한 주를 마감한 뒤 열린 뉴욕 시장의 변화와 다음 주 일정에 초점을 맞춘다.
한 줄 요약
코스피가 공포의 정점에서 한 주를 닫은 직후 뉴욕이 유가 급락과 물가 안도로 5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같은 밤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오히려 86%로 뛰어올랐다.
시장 현황
한 주의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코스피는 124.01포인트(1.76%) 내린 6909.91로 마감하며 7000선을 내줬다. 코스닥은 16.28포인트(1.95%) 밀린 820.64로, 800선이 눈앞이다. 원/달러 환율은 6.7원 오른 1345.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9일 장중 7051.64를 찍으며 7월 23일 이후 두 달 만에 7000선을 회복했던 지수가 이틀 만에 그 자리를 반납한 셈이다. 수급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00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기타법인과 개인이 이를 받아내는 구도가 한 주 내내 반복됐다. 특히 기타법인의 순매수는 18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의 임직원 보상 물량과 SK하이닉스의 소각용 자사주 매입이 그 실체다.
주말 사이 뉴욕의 그림은 달라졌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509.19포인트(0.98%) 오른 5만2573.29, 나스닥은 251.31포인트(0.96%) 상승한 2만6333.04, S&P500은 65.28포인트(0.86%) 오른 7656.98로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8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한 데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싼 중동 국가들의 임시 합의 모색 보도가 나오면서 100달러를 넘겼던 국제유가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덕이다. 그럼에도 연방기금금리 선물이 반영한 9월 인상 확률은 86%로 올라섰다.
배경
이번 주 한국 증시를 누른 변수는 국내에 있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WTI 10월물이 하루 6.69% 급등해 배럴당 102.48달러까지 올랐고,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19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유가가 물가 기대를 밀어 올리고 그 기대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며 주식의 할인율을 높이는, 교과서적인 연쇄였다.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수출이라는 국내 펀더멘털 호재가 같은 주에 나왔는데도 전기·전자 업종이 가장 크게 밀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분자(실적)가 아니라 분모(금리)가 주가를 결정하는 국면이었다.
그리고 금요일 밤, 그 연쇄의 출발점인 유가가 꺾였다. 문제는 한국 시장이 이 사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는 점이다.
인사이트
지금 코스피 6909.91이라는 숫자는 이미 한 박자 지난 정보다. 금요일 한국 종가는 목요일 밤 뉴욕이 만든 ‘유가 100달러·금리 5% 임박’이라는 공포를 반영한 값인데, 정작 그 두 변수는 금요일 밤에 완화됐다. 월요일 시초가가 갭으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지만, 더 중요한 함의는 따로 있다. 최근 한국 증시의 하루 등락 대부분이 국내 정보가 아니라 전날 밤 미국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국면에서 국내 종가만 보고 판단하면 항상 한 박자 늦은 결론에 도달한다.
같은 밤 주가가 오르면서 금리 인상 확률도 함께 올랐다는 점은 그냥 지나칠 대목이 아니다. 보통 인상 확률 상승은 주가에 악재다.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시장이 두려워하는 대상이 ‘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유가발 물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인상’, 즉 스태그플레이션형 긴축이었음을 보여준다. 유가가 내려주면 같은 강도의 인상도 견딜 만한 것이 된다. 다음 주 투자자가 실제로 봐야 할 변수는 FOMC 결과 그 자체보다, 호르무즈 합의가 실제로 성사되는지 여부일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타법인의 18거래일 연속 순매수가 지수를 떠받쳐 왔지만, 이 매수는 밸류에이션 판단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 일정에 따라 집행되는 비가격탄력적 수요다. 싸서 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일정이라 사는 돈이므로 하단은 만들어주되 상단은 만들지 못한다.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의 집행 잔량이 소진되는 시점이 외국인 매도를 흡수할 완충재가 사라지는 시점이며, 그때가 지수의 진짜 체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된다.
일정 측면에서 짚어둘 비대칭이 하나 있다. 9월 FOMC는 현지시간 15~16일, 한국시간 17일 새벽 3시에 결과가 나오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월에 회의가 없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월 22일이다. 연준이 인상하면 이미 3.00%인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한 달 넘게 벌어진 채 방치된다는 뜻이고, 그 불일치를 흡수하는 것은 결국 환율이다. 1345.9원이라는 레벨은 그 자체보다 향후 다섯 주간의 완충 여력이 얼마나 남았는지의 문제로 읽어야 한다.
증권가가 제시한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는 6400~7400으로 폭이 ±7%에 달한다. 이는 전망이라기보다 방향성 부재의 자백에 가깝다. 이런 국면에서 지수 자체에 베팅하는 것은 동전 던지기이고, 유효한 접근은 금리와 유가 민감도를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분류하는 일이다. 이번 주 건설·보험·은행이 오르고 반도체 장비와 2차전지가 급락한 업종 분화는 무작위가 아니라 그 민감도의 정직한 반영이었고, 다음 주에도 같은 축이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코스피, 124.01P 내린 6909.91 마감(1.76%↓) – 아시아경제
- 코스닥, 16.28P 내린 820.64 마감(1.95%↓) – 아시아경제
- 원/달러 환율, 6.7원 오른 1345.9원 – 머니투데이
- [마감 시황] 코스피, 7,000선 무너지며 6,909.91 종료 – Businesskorea
- 뉴욕증시, 유가 하락에 반등…9월 금리 인상 확률 86% – 아시아경제
- 뉴욕증시, 5거래일 만 반등…유가 하락·CPI 불확실 해소 덕 – 파이낸셜뉴스
- [뉴욕증시]WTI 100달러 돌파·30년물 금리 19년 만에 최고 – 아시아경제
- 코스피, 고유가·고금리 여파 6900선으로 하락 마감 – 아시아경제
- 코스피 7000선 사흘 만에 ‘털썩’…이제 관심은 FOMC로 – 머니투데이
- 코스피 발목 잡은 유가·금리 상승…FOMC 이후 달라질까?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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