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동향 — 2026년 9월 26일(토)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24~25일)에 이어 주말인 26~27일에도 휴장한다. 재개장은 28일 오전 9시 정규장이며, 아래 내용은 직전 거래일인 23일 마감 시황과 연휴 기간 해외 시장·원자재·정책 동향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통제가 협상 의제에도 오르지 못하며 규제 현상유지가 사실상 확인된 가운데, 미 국채금리는 19년 만에 5%대 중반까지 치솟고 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재개방 제안에 되돌림하는 등 엇갈린 신호가 쌓였다. 28일 코스피 재개장을 앞두고 시장은 이 엇갈린 재료를 어떻게 소화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 현황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 이틀(24~25일)에 이어 주말까지 겹치며 나흘 연속 휴장한 뒤 28일 월요일에야 다시 문을 연다.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3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63.01포인트(0.90%) 오른 7080.92에 마감했고, 코스닥은 8.21포인트(0.98%) 오른 844.48을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이 5047억 원을 순매도한 자리를 기관(4210억 원)과 개인(620억 원)이 나눠 받았으며, 원/달러 환율은 1358.4원으로 사실상 보합에 머물렀다.

휴장 기간 해외 시장은 상반된 신호를 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는 다우존스가 478.64포인트(0.93%) 오른 5만1828.62, S&P500이 39.28포인트(0.51%) 오른 7743.41, 나스닥이 129.34포인트(0.48%) 오른 2만7068.72로 나란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타임스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고 보도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4달러 선까지 2.1% 내린 것이 증시 상승의 배경이 됐다. 반면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3일 5.104%까지 오르며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0월 추가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하루 전 55%, 한 달 전 10% 미만에서 66.4%까지 급등했다. 9월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21년 7월 이후 최고인 58.4를 기록한 데다 700억 달러 규모 5년물 국채 입찰의 응찰배율(2.21배)이 최근 평균을 밑돈 것이 금리 급등을 부채질했다.

배경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11월 10일 만료 예정이던 관세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핵심 의제였던 것으로 파악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농민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 통제는 미 무역대표부가 “협상 의제에도 오르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완화 여부 자체가 논의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AI 속도조절론을 중국에 유리한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대만 문제 역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통제가 유지될 경우 연휴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72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어, 이번 결과는 그 전제 조건에 부합하는 모습이다.

원유 시장에서는 두 갈래의 공급 리스크가 겹쳐 있다. 지난 12일경 이라크발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핵심 육상 송유관(동서 송유관)이 파손돼 완전 복구까지 최대 6주가 걸릴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사우디는 9월 수출 경로를 호르무즈 해협 중심으로 전환해 미군이 개설한 항로를 활용하면서 9월 수출량을 하루 600만 배럴로 끌어올렸다(8월 340만 배럴 대비 80% 증가). 여기에 25일 새벽에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얀부 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해 브렌트유가 일시 3.4% 급등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22일경 “7일 내 호르무즈 재개방”을 조건으로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25일 유가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인사이트

이번 정상회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반도체 통제가 완화되지도, 새롭게 강화되지도 않은 채 현상유지로 끝났다는 점이다. 증권가가 미리 제시했던 “통제 유지 시 7200선 도전” 시나리오가 형식적으로는 충족된 셈이지만, 이를 곧바로 낙관적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통제가 유지된다는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짓눌러온 대중 수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해서, 목표주가가 삼성전자 35만~63만원, SK하이닉스 310만~500만원으로 증권사별로 두 배 가까이 벌어진 현재의 전망 스펙트럼은 당분간 좁혀지기보다 재개장 이후 실적·수급 뉴스에 따라 계속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결과는 ‘악재가 더 커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가깝지, 반도체 투톱의 밸류에이션 논쟁을 끝낼 만한 재료는 아니다.

오히려 28일 재개장에 더 직접적인 위협은 채권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10월 금리 인상 확률이 한 달 만에 한 자릿수에서 66%대로 뛴 것은 PMI 서프라이즈 하나로 설명하기엔 지나치게 가파른 되돌림이며, 시장이 이미 매파적 연준을 선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회의 직전까지 지표를 살피는 ‘라이브 미팅’으로 예고한 상태에서 미 금리가 계속 치솟으면, 안 그래도 연고점을 새로 쓰고 있는 국내 국고채 금리에도 동반 상승 압력이 실릴 수 있다. 이는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고밸류 종목에는 반도체 규제 이슈보다 더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유가 진정 국면도 견고하다고 보기는 이르다. 25일의 하락은 이란이 제시한 ‘7일 시한부’ 제안 하나에 기댄 결과이고, 정작 공급 차질의 근본 원인인 사우디 동서 송유관은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호르무즈 협상이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배럴당 110달러를 다시 넘봤던 이전 장면이 재연될 수 있고, 이 경우 미 국채금리 상승과 유가 재급등이 동시에 겹치는 최악의 조합이 28일 갭 상승을 기대하던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투자자라면 재개장 당일 시가보다, 주말 사이 호르무즈 협상 진척 여부와 미 국채금리의 5% 안착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해 보인다.

출처

사진: Jakub Pabis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