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동향 — 2026년 9월 21일(월)

한 줄 요약: 코스피가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개장 직후부터 오름폭을 키우며 8거래일 만에 장중 7000선을 다시 밟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끝나가는 시점과 겹치면서 이번 상승이 얼마나 단단한지는 아직 시험대에 올라 있다.

시장 현황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18일 종가 6894.23) 대비 44.11포인트(0.64%) 오른 6938.34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빠르게 확대해 장중 한때 7007선까지 올라섰다. 코스피가 장중이라도 70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9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코스닥도 3.59포인트(0.43%) 오른 830.71로 출발해 강보합권에서 거래됐다. 상승을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 대형주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대 강세를 보이며 26만9500원선까지 올랐고 SK하이닉스도 1~3%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65억원, 20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744억원을 순매도해, 수급의 무게중심이 개인·외국인 쪽으로 살짝 기운 채 장이 진행됐다.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138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한국은행은 이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는데, 이는 7월과 8월에 이은 세 번째 연속 인상으로 국고채 금리도 최근 수년래 최고 수준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다.

배경

이날 상승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미국 반도체주 훈풍이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대 상승하며 강한 흐름을 보이자,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매수세가 쏠리며 지수 전체의 거래 열기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코스피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는 약 3년 만으로, 무역·관세 문제는 물론 인공지능(AI)·반도체 수출 통제, 중동 정세, 한반도 문제까지 폭넓은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 심리가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여기에 국내 증시는 오는 24일부터 추석 연휴로 문을 닫기 때문에, 이번 주는 사실상 연휴 전 마지막 사흘간의 승부로 여겨지고 있다.

인사이트

이번 7000선 재도전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상승의 폭보다 상승을 떠받쳐온 수급 구조가 바뀌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진행해 온 총 3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사실상 증시의 ‘바닥’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 프로그램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그 공백을 외국인과 개인 수급이 메워야 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오늘 장에서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선 반면 개인·외국인이 순매수를 주도한 구도는, 이 수급 공백을 시장이 이미 시험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동시에 상승의 폭이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정 대형주 쏠림이 심한 랠리는 그 종목들의 뉴스 하나에 지수 전체가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번 주의 최대 변수는 24일 미중 정상회담이다. 통상 이런 이벤트를 앞두고는 ‘기대감에 사고 결과에 파는’ 패턴이 반복돼 왔는데, 만약 회담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시그널이 나온다면 그동안 국내 반도체주 강세를 지탱해 온 ‘규제 반사이익’ 논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규제 기조가 유지되거나 강화된다면 국내 반도체주에는 오히려 우호적인 재료가 될 수 있어, 결과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크게 갈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추석 연휴를 넘기는 동안 해외發 변수(미국 증시, 환율)에 국내 증시가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 그리고 연휴 이후 대기 자금이 유입되며 반등하는 과거 패턴이 이번에도 재현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결국 이번 주 코스피의 방향은 반도체 업황 자체보다 자사주 매입 공백을 메울 수급 주체가 나타나는지, 그리고 미중 회담이라는 정책 변수를 시장이 어떻게 소화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사진: Alex Luna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