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동향 — 2026년 9월 22일(화)

코스피가 미국발 반도체·AI 훈풍에 힘입어 장중 한때 2%대 급등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강보합으로 마감했고, 코스닥은 오히려 하락 전환했다.

시장 현황

코스피는 22일 전 거래일보다 10.19포인트(0.15%) 오른 7017.9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간밤 뉴욕 증시의 급등세를 이어받아 153.89포인트(2.20%) 오른 7161.61로 출발했고 장중 한때 7171.44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한때 6986.27까지 밀려 7000선이 다시 위협받는 장면도 연출됐다. 결국 전날 7거래일 만에 되찾은 7000선을 가까스로 지켜내는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762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이 1조6068억 원, 기관이 1218억 원을 각각 순매도해 매도 물량을 대부분 개인이 쏟아낸 하루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희비가 갈려 삼성전기가 3.99% 오른 148만6000원, 삼성전자가 0.91% 오른 27만6500원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SK하이닉스는 1.50% 내린 184만원, LG에너지솔루션은 0.43% 내린 35만500원으로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9.87포인트(1.18%) 오른 846.14로 출발했지만 결국 전 거래일보다 1.89포인트(0.23%) 내린 834.38로 마감해 코스피와 달리 하락 전환했다. 개인이 156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치려 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45억 원, 579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에코프로비엠(+0.87%), 에코프로(+0.25%)는 소폭 상승한 반면 알테오젠(-2.16%), HLB(-2.82%)는 약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22.8원 내린 1358.2원에 마감해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급락과 미국 국채금리 하락, 반도체주 강세가 겹치며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난 영향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2bp 내린 4.954%를 기록하며 다시 5% 아래로 내려왔고, 국내 국고채 금리도 최근 3년물 4%, 10년물 4.5%대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두 달 연속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의 인상 기조를 ‘백투백’으로 이어갔고, 동시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큰 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배경

전날인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AI 관련주 급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2.26% 오른 2만7122.09에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도 각각 1.49%, 0.71% 상승했다. 메타가 이달 초 출시한 개인용 업무수행 AI 에이전트 ‘뮤즈’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오르면서 AI 관련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메타 주가는 11% 넘게 급등했고, AI 에이전트 구동에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확대 기대에 인텔도 12.14% 뛰었으며, AMD는 9.95%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국내 증시를 압박해온 국제유가와 국채금리 부담도 함께 누그러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를 앞두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발 외교적 해법 기대가 커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5% 급락한 배럴당 95.78달러, 브렌트유는 3.4% 내린 100.34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되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 아래로 내려왔다.

이 같은 호재에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7100선을 훌쩍 넘어섰지만, 장 초반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오전 한때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닥은 개인 매수세만으로는 기관·외국인의 동반 매도를 상쇄하지 못하며 결국 하락으로 돌아섰다.

인사이트

이날 장세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코스피가 장중 6986.27까지 밀렸다가 가까스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는 사실이다. 7000선이 단순한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 그 근방에서 차익실현 압력이 반복적으로 응축되는 구간이 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코스피는 9월 중순 3중 악재로 급락했다가(9월14일) 이틀 만에 반등하고(9월16일), 이후 178포인트 급등(9월18일)과 7000선 재탈환(9월21일)을 거쳐 이날 다시 7000선을 시험하는 등, 최근 열흘 사이에만 7000선을 두고 네 번 넘게 등락을 반복했다. 지수가 레벨업하기보다 좁은 박스권에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 투자자가 하루 만에 1조6000억 원 넘게 순매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는 762억 원에 그쳐, 이번 급등이 외국인 자금의 본격적인 복귀보다는 국내 수급과 심리적 반응에 가까웠음을 시사한다. 진짜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이 먼저 차익을 실현하는 흐름이 반복되면, 지수가 추가로 레벨업하기 위해서는 결국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라는 확인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디커플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온기는 삼성전자·삼성전기 등 반도체·AI 대형주에 집중됐을 뿐, SK하이닉스조차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은 기관·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지수 자체가 뒷걸음질쳤다. 랠리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특정 대형주 몇 종목에 의존하는 장세는 작은 악재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2.8원이나 급락한 것은 단순한 위험선호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제유가 급락과 미국 장기금리의 5%선 하회가 동시에 나타나며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진 것인데, 이는 수출기업의 채산성에는 부담이지만 수입물가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입 유인이라는 측면에서는 물가 관리에 우호적인 조합이다. 기준금리 3.00%, 국고채 10년물 4.5%대라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증시가 7000선 부근에서 버티고 있는 것은 반도체 수출 호황과 성장률 전망 상향(3.3%)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되거나 미국의 추가 긴축 기조가 확인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압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다음 금통위 결과와 미국 연준의 정책 경로, 그리고 미·이란 및 미·중 외교 이벤트의 향방이 향후 증시 변동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출처

사진: Alesia Kozik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