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동향 — 2026년 10월 9일(금)

한글날로 국내 증시가 닫힌 사이 미국 반도체지수가 3.39% 급락해, 사흘 연휴가 끝나는 12일 코스피에는 이미 하락 압력이 쌓인 채 문이 열린다.

시장 현황

오늘(9일)은 한글날 공휴일이라 코스피와 코스닥이 열리지 않았다. 토·일을 포함해 사흘간 거래가 없고 12일 월요일 오전 9시에 재개한다. 이 보고서는 직전 거래일인 8일 마감 기준이다.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 코스닥은 6.16포인트(0.69%) 내린 892.27로 장을 마쳐 코스피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8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338.5원으로 5거래일 연속 내렸다.

문제는 국내 장이 끝난 뒤에 나온 소식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0% 오른 51,231.64로 버텼지만 S&P500은 0.47% 내린 7,765.36, 나스닥은 1.25% 내린 27,193.34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39%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2.24%, AMD가 3.90% 내렸다.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4.1% 오른 배럴당 104.28달러, WTI는 3.6% 오른 91.49달러에 마감했다.

배경

반도체 급락의 직접 계기는 인공지능 투자의 수익성 의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을 약 500억 달러로 보도했는데, 기존에 알려진 규모보다 200억 달러가량 적다는 것이다. 여기에 브로드컴이 오픈AI 지원을 위해 약 500억 달러 조달을 준비하고 오라클도 자금을 구한다는 보도가 겹치면서, 기술기업의 대규모 채권 발행 부담이 주가를 눌렀다. 이 반도체지수는 올해 80% 넘게 올랐던 만큼 낙폭이 컸다.

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유조선 공격을 확대한 데다 허리케인으로 미국 멕시코만 생산이 하루 130만 배럴가량 중단되면서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혀 상승폭은 일부 줄었다. 통화정책 쪽에서는 연준이 지난달 2023년 7월 이후 처음 금리를 올렸고, 시장은 이달 동결을 예상하되 12월 인상 가능성을 약 70%로 본다. 전날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에서도 대부분 참석자가 연말까지 한 차례 더 인상이 적절하다고 봤다. 7일(현지시간)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5.36%까지 올라 200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5.28%에 마감했다.

인사이트

가장 큰 시사점은 시간 순서다. 코스피는 8일 오후에 삼성전자 107조 원 실적도 외국인의 이익 실현을 막지 못해 2.62% 급락했다. 그런데 그 뒤에 미국 반도체지수가 3.39% 더 빠졌다. 즉 8일의 하락은 악재를 모두 반영한 결과가 아니라, 해외에서 나올 추가 악재를 아직 반영하지 못한 중간 지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흘 연휴 동안 한국 투자자는 이 하락에 대응할 수단이 없고, 12일 장 초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갭 하락이 나올 위험이 크다.

둘째, 반도체 하락의 성격이 달라졌다. 지난주까지의 약세는 금리와 수급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AI 투자가 매출로 회수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직접 겨냥됐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이익은 지금의 투자 사이클이 만든 결과이므로,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심은 실적 호조보다 강하게 주가에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익 상향 여부보다 고객사의 투자 집행 속도와 자금 조달 환경이 주가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셋째, 환율은 1330원대 방어가 시험대에 오른다. 최근 원화는 강달러와 외국인 매도 속에서도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덕에 버텼다. 그러나 반도체 심리가 꺾이고 유가가 오르면 수출 낙관과 에너지 수입 부담이 동시에 흔들린다. 유가 100달러 위에서는 무역수지와 물가 양쪽에 부담이 되어 원화에 불리하다. 12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때 환율이 갭으로 반응할 수 있다.

주목할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 12일 개장 직후 외국인의 반도체 순매도 규모, 둘째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미국 3분기 어닝시즌에서 AI 관련 기업의 투자 가이던스, 셋째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유가 100달러 유지 여부다. 지금 시장의 약점은 개별 악재보다 금리, 유가, AI 회의론이 동시에 겹쳤다는 점이다. 이 중 하나라도 풀리지 않으면 6600선은 지지선이 아니라 통과 지점이 될 수 있다.

출처

사진: Nicolas Foster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