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반도체가 다시 발목을 잡으며 코스피가 7주 연속 하락으로 2022년 12월 이후 최장 약세 기록을 세웠지만, 2차전지·은행·제약으로 매수가 옮겨가는 순환매가 지수 하락 속에서도 상승 종목 우위를 만들어낸 하루였다.
시장 현황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에 마감했다. 지수는 6365.07로 높게 출발해 장중 6415.60까지 올랐으나 외국인이 현물 매도로 돌아서며 방향을 틀었고, 한때 6158.73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일부 줄였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5% 하락해 7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이다. 코스닥은 2.86포인트(0.36%) 내린 798.81로 6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800선을 다시 내줬으나, 주간으로는 10%대 급등해 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급에서 외국인이 859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눌렀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5791억원, 2677억원을 순매수하며 맞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6514억원 순매도였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4.88% 급락한 142만2000원에 마감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한 반면 삼성전자는 0.22% 오른 23만1000원에 마감해 대형 반도체주 안에서도 온도차가 있었다. 대신 LG에너지솔루션(4.35%), 삼성전기(3.99%), 한화에어로스페이스(4.08%), 삼성바이오로직스(2.77%), KB금융(2.51%)이 강세를 보였고, 2차전지 생산 테마는 7.54% 급등했다. 지수는 내렸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승 종목이 554개로 하락 322개를 크게 웃돌아 업종별 순환매가 뚜렷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종가보다 7.7원 내린 1416.1원에 마감해 원화가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 기준금리는 7월 16일 금통위에서 2.50%에서 2.75%로 인상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은 8월 27일 예정된 다음 금통위에서 추가 25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배경
이날 반도체 약세의 직접적 방아쇠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루빈 울트라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양을 하향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HBM 공급의 핵심인 SK하이닉스에 곧바로 매물이 몰렸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반등, 미국 고용지표 확인과 다음 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겹치며 외국인이 위험자산을 덜어내는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확대와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2차전지주로 매수를 끌어들였고,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익이 개선되는 은행주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인사이트
오늘 시장의 핵심은 지수의 방향이 아니라 그 안에서 진행되는 자금의 이동이다. 표면적으로는 7주 연속 하락이라는 부담스러운 기록이지만, 하락은 사실상 반도체 대형주 한 축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 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의 배 가까이 나왔다. 즉 지금 한국 증시는 전면적 약세장이 아니라 반도체 쏠림을 해소하며 2차전지·은행·제약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순환매 국면에 가깝다. 코스닥이 같은 주에 10% 넘게 반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시장의 위험선호 자체가 꺾였다기보다 주도주가 교체되고 있다고 읽는 편이 타당하다.
주목해야 할 두 번째 축은 펀더멘털과 외국인 수급의 괴리다. 6월 경상수지는 497억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96.9% 급증하며 상품수출이 사상 처음 월 1000억달러를 넘었다. 실물 지표는 한국 경제의 반도체 사이클이 정점 근처에 있음을 보여주는데, 정작 외국인은 6월 국내 주식을 316억달러어치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이탈을 기록했고 이날도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 괴리는 외국인이 한국 실적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HBM·AI 반도체라는 단일 테마에 과도하게 실린 밸류에이션을 차익실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엔비디아의 사양 조정 같은 공급망 상단의 작은 신호 하나에 SK하이닉스가 5% 가까이 흔들린 것이 그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세 번째로 눈여겨볼 것은 통화정책의 방향이다. 한국은행은 7월에 금리를 올렸고 8월에도 추가 인상 관측이 나온다. 성장 둔화가 아니라 원화 방어와 자본 유출 억제가 인상의 명분에 가깝다는 점에서, 지금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은행주에는 마진 개선의 호재지만 반도체·성장주에는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양면적으로 작동한다. 오늘 은행주가 오르고 반도체가 내린 것은 이 정책 구도가 종목별로 다르게 투영된 결과다.
앞으로는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의 HBM 사양이 실제로 확정되는 방향으로, 이는 SK하이닉스를 넘어 한국 반도체 이익 전망 전체의 기울기를 결정한다. 둘째, 다음 주 미국 CPI와 8월 27일 금통위로, 물가와 금리 경로가 외국인의 위험선호를 좌우한다. 셋째, 2차전지·은행으로 옮겨간 순환매가 실적으로 뒷받침되며 지속되는지 여부다. 키움증권이 지적했듯 최근의 코스피 약세를 회복 국면의 종료로 단정하기는 이르며, 이익 전망 상향과 밸류에이션 매력이라는 중기 회복 요건은 오히려 강화되는 중이다. 관건은 반도체 쏠림이 해소되는 이 조정 구간을 시장이 얼마나 매끄럽게 통과하느냐다.
출처
- [마감시황] 코스피, 7주 연속 하락…외국인 매도에 6258.77 – 뉴스핌
- [스팟]코스피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 마감 – 머니투데이
- [스팟]코스닥 2.86포인트(0.36%) 내린 798.81 마감 – 머니투데이
- 원/달러 환율, 7.7원 내린 1416.1원 – 머니투데이
- 6월 경상수지 역대 최대 흑자·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 – 뉴스핌
- 통화정책방향(2026.7.16) 보도자료 – 한국은행
- 2026년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 | 반도체 급락 이후 주목할 업종은? – KB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