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로 휴장이라, 가장 최근 거래일인 6월 19일(금) 마감 상황과 다음 주 전망을 정리했다.
한 줄 요약
코스피는 반도체 랠리 속에 사상 첫 9000선을 지켜냈지만 코스닥은 1000선을 다시 내줬고, 원/달러 환율은 23거래일째 1500원대에 머물며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고환율을 이어갔다 — 화려한 지수와 흔들리는 원화가 한 화면에 공존한 하루였다.
시장 현황
19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42포인트(0.13%) 내린 9052.42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전일 종가보다 2.48% 오른 9288.89에서 출발해 장중 9385.59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한때 8831.72까지 밀리는 등 553포인트가 넘는 변동폭을 보인 끝에 9000선 위에서 마감을 지켰다. 개인 투자자는 1조686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84억원, 1조2341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E 메모리 샘플 출하 소식에 3.35% 오른 277만5000원으로 장중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고, SK스퀘어(5.29%)와 삼성전기(2.23%)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시총 1위 삼성전자는 1.38% 내린 35만7500원에 마감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4.34포인트(3.43%) 내린 966.59에 마감하며 1000선을 다시 내줬다. 장중 946.15까지 떨어지는 등 반도체 대형주로의 수급 쏠림이 짙어지면서 코스피와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0.1원 내린 1527.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전일 대비 10.3원 오른 1537.4원에서 출발해 1540원에 근접했다가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며 1520원대로 되돌아왔고, 이후 새벽 야간거래에서는 다시 154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1~19일 주간 거래 종가 평균 환율은 1521.4원으로,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8년 2월(1626.7원) 이후 2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평균 수준이며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평균(1453.3원)보다도 70원 가까이 높다. 환율은 지난 15일(1500.8원) 이후 19일까지 23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1997년 12월 말부터 1998년 3월까지(49거래일) 외환위기 국면 이후 가장 긴 1500원대 지속 기간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8회 연속 동결한 상태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과 환율 고공행진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다음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0.25%p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배경
이날 장세를 흔든 핵심 변수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었다. 양측은 19일 스위스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해둔 상태였으나, 19일 자정 직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습해 최대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이 스위스 협상단 파견을 연기했고 미국 JD 밴스 부통령의 방문 일정도 취소됐다. 이란 의회 의장 갈리바프는 “미국이 약속을 이행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며 협상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종전 기대가 그동안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온 만큼, 이날 협상 차질 소식은 환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동시에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물가 우려를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인덱스가 13개월 만에 최고치(101.123)로 뛴 점도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반면 코스피는 이런 환율·지정학 불안과는 별개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자체 동력으로 움직였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가 가파르게 상향되면서, 코스피는 지난달 26일 8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23거래일 만에 9000선까지 올라서는 이례적인 속도를 보였다. 다만 이날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과 업종 쏠림 부담이 겹치며 장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인사이트
이날 시장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화려한 코스피 9000과 흔들리는 코스닥·원화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코스피의 상승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그리고 반도체라는 단일 업종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날 코스닥이 3%대 급락하며 1000선을 내준 것은 이 랠리가 시장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이 아니라 특정 업종으로의 자금 쏠림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실적 추정치가 흔들리거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꺾이는 순간, 지수 전체가 받을 충격은 코스피의 ‘폭’이 아니라 ‘깊이’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코스피 자체의 등락보다 코스닥과 비반도체 업종이 이 쏠림을 얼마나 좁히는지가 랠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원화 약세는 이 주식 랠리와는 결이 다른 별개의 위험 신호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와중에도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조합은 이례적이다. 통상 증시가 강하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원화도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20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도 보유 종목(주로 반도체 대형주) 가격이 급등해 지분율은 오히려 36.27%에서 41.03%로 높아지는 기형적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금의 코스피 강세가 외국인의 ‘베팅’이 아니라 국내 개인 자금과 가격 상승 자체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뜻이고, 동시에 원화 약세의 본질이 증시가 아니라 연준의 긴축 신호, 국민연금·개인의 해외투자 확대, 미·이란 종전의 불완전성이라는 거시·지정학적 요인에 있음을 시사한다. 즉 지금의 고환율은 한국 경제나 증시에 대한 신뢰 부족이 아니라 달러 강세와 구조적 자본유출이 만든 결과로 봐야 한다.
이란 종전 협상이 막판에 어그러진 것은 단발성 잡음이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패턴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시장은 이미 종전을 전제로 환율이 145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를 일부 반영해왔는데, 합의 직전 군사 충돌이 재발하는 일이 반복되면 그 기대가 매번 늦춰지면서 원화 약세가 고착될 위험이 있다. 여기에 다음달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실제로 논의된다면, 그 배경은 경기 과열이 아니라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물가 부담이라는 점에서 통상적인 인상과는 성격이 다르다. 성장이 받쳐주지 않는 상태의 금리 인상은 코스닥처럼 이미 소외된 자산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 한 주는 코스피 자체의 등락보다 미·이란 협상 재개 여부와 금통위의 인상 가능성, 이 두 변수가 만나는 지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출처
- 흔들린 코스피, 9000대 사수…SK하이닉스 강세에 낙폭 만회 [fn마감시황]
- 6월 환율 1,520원 넘어, 외환위기 후 최고…1,500원대 고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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